유시민,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
dreamer05/잡.썰. 2010. 6. 15. 16:27
유시민이 한겨레 구독을 중단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래 기사에서 알 수 있다.
'소비자' 유시민이 <한겨레>와 작별한 까닭은?
나는 안타깝다.
스스로 '자유주의자'라 일컬은 유시민씨가 '절독' 선언을 함으로서
지지자들의 사고를 묶어버린 것 같아서.
사려깊지 못해 안타깝다.
1. 그의 참혹한 심정은 이해하겠으나 트위터에 그 마음을 온전히 올린 것이 안타깝다.
유시민은 정치인이다.
과거 대한민국 복지부 장관을 지냈으며
몸집은 작지만 국민참여당 대표주자로서 야권 경기지사 후보 단일화까지 이룬
많은 지지세력과 인지도를 갖춘 공인이자 정치인이다.
많은 이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시민이 승리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결국 선거에서는 패배했다.
범 야권의 모든 힘을 모았지만 실패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자명하다.
안으로는 대안과 비전을 재정립해 현 여권세력을 갈아치울 수 있는 내공을 키우고
밖으로는 힘과 세력을 키우고 새로운 가치를 전파하는 것.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
정당인, 정치인으로서 과제다.
그래서 유시민의 이번 발언은 안타깝다.
나 역시 노무현을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발언은 신중하지 못했고 사려깊지 못했다.
앞으로 얼마나 험난한 길이 열려있는가.
실제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는 야권의 승리가 아니다.
오직 여권의 패배만이 있을 뿐이다.
새로운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야권이 없을 경우
대권을 포함한 앞으로의 정치구도는 현 상태로 승계될 가능성이 높다.
인물도 없고, 정책도 없고, 심지어 가치도 제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한겨레는 누가 보아도 현재 범야권 영역이다.
품고, 보태고, 끌고가야할 존재이다.
보수언론에 대한 비판을 아무리 쏟아내 본들
진보언론을 한데 묶을 비전 하나 없다는 쓰라린 한계를 아직 모른단 말인가.
뼈저린 반성이 모자라 보인다.
굳이 말을 했어야 하는가.
가슴이 찢어지고 눈물이 나는 회한에 절독하는 행위를
홀로 감내할 수는 없었는가.
수 많은 지지자들이 유시민의 '절독'선언 만으로 한겨레를 절독하는 사태를,
그럼으로서 또 다시 분열하고 흩어지는 야권세력의 모습을,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가. (진보세력이라고 명명하지는 못하겠다.)
노무현이 위대했던 이유는 그 아픔을 모두 안고 갔다는 것이다.
군중이 던진 달걀을 맞으며
"달걀에 맞은 수치보다 달걀을 던진 이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이 정치인"
이라는 정신을 왜 그대는 눈물 흘리며 함께하지 못하는가.
나는 유시민이라는 사람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인가?
2. 과연 한겨레가 그렇게 잘못했나
난 한겨레를 구독하지 않는다. (이메일로 뉴스레터는 받아본다.)
그리고 한겨레를 그리 좋아하는 편도 아니다.
한때 한겨레에 열광하고 나를 이입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 이유는 현재 유시민의 상황과 비슷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향력 있는 야권인사가 '절독'을 선언할 정도로
문제가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눈물을 흘리며 통탄해 했지만 기사의 맥락 자체는 놓쳐버렸다는 생각에,
감성이 이성을 지배해버린 유시민이 떠오르면서 그가 이 정도의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에,
안타깝다.
'놈현', '관장사'라는 표현이 정말 '틀린' 것인가.
그렇다면 '쥐박이', '29만원', '파렴치한 독재자'라고 일컫는 민중은 '틀린' 것인가.
언론은 민중과 달라서 점잖고 편안한 표현만을 해야 하는가.
도대체 무엇인가? 무엇이 원칙인가?
민주사회에서 내가 아는 원칙은 오직 하나다.
너와 나는 '다르다.'
그리고 유시민도 알고 있을 것이다.
유시민의 노무현과 한겨레의 노무현은 '다르다.'
설마 유시민은 지금까지 한겨레를 믿고 있었던 것인가?
'너와 내가 같다'고?
나는 유시민의 말을 기억한다.
"저는 자유주의자 입니다."
영향력을 가진 정치인이 절독을 '선언'해버림으로서
한겨레의 정치적 입지를 대폭 축소시켜버릴만큼
한겨레가 '천인공노'할 일을 벌인 것인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다.
다시한번 물음표가 뜬다.
나는 유시민이라는 사람을 과대평가하고 있는 것인가?
3. 지금은 울고있을 때가 아니다.
잠 못 이루고 있는 유시민이 얼른 숙면을 취했으면 좋겠다.
좋은 세상, 멋진 비전을 꿈꿨으면 좋겠다.
지금은 울때도 아니고 숙연해 하고 있을 때도,
누군가를 원망하고 있을 때는 더더욱 아니다.
내 친구 한명은 말했다.
"그 분 심한 감기를 앓고 계신 듯"
부디 그렇기를 바란다.
이번 감기로 강한 면역체계가 생겨
앞으로 다시는 이런 독감에 걸리지 않기를...
노무현을 너무 그리워해서 관련 기사를 읽다 울컥하고
유시민을 좋아해서 번역서까지도 즐겨 사서 읽는 한 지지자는
이번 그의 발언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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