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hiaveli와 孟子를 통한 한국사회 리더십에 대한 단상
dreamer05/잡.썰. 2011. 5. 18. 12:22
2005년, 소시적 작성했던 레포트 중 하나인데 문득 생각이 나서 올립니다. 어설프고, 빈약합니다. 다만 이 큰 주제를 겁없이;; 건드렸던 열정이 생각나는군요. (공부 열심히 하는 학생은 결코 아니었습니다만 몇몇 주제, 혹은 계기 덕분에 피가 끓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 요새 머리가 굳어가는거 같아 걱정되는데 때론 이런 과거의 산물들이 자극을 주기도 하네요.
참고1 : 이걸 새삼 이번에 들춰본 이유는 방금 엔딩 본 게임 때문에...ㅋㅋ (Assassin's Creed Brotherhood)
참고2 : 저는 스스로를 '비판적 노빠'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 Intro
한국은 끊임없는 긴장의 연속선상에 서있다. 대외적으로는 북핵 문제와 미국과의 안보협력문제, 일본과의 외교적 긴장 등이 있고 대내적으로는 빈부격차, 역사청산과 기존 기득권 세력 사이의 긴장관계, 국가보안법 철폐문제, 진보와 보수, 분배와 성장, 노사갈등 등 그야말로 다양한 가치관과 복잡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실 이러한 대내․외적 긴장상태가 확연히 구분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WTO, FTA 등의 자유무역 교류와 국내 특정산업 간의 긴장, 외국자본의 투입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상이한 입장들, 외국인 노동자 문제와 탈북자 문제 등 다양하고 복잡한 숙제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전 세계적인 흐름과 국내적 흐름, 그리고 심지어 각 개인 및 단체들 간에 상호 긴밀한 영향 속에서 마치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가 우리 앞에 놓여있는 듯 하다.
하지만 위에서 열거한 갈등의 항목들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러한 문제들을 우리가 몰라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알고있지만 눈뜨고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처한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물론 다양한 가치관과 입장 속에서 각 단체 및 개인은 그 나름의 해결책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는 그러한 해결책들 사이에서의 갈등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물결을 문제삼는 이부터 개인의 기본적인 성향과 도덕성을 문제삼는 이들까지 참으로 다양한 문제해석과 해결책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인 목소리와 한결같은 성토의 화살은 모두 동일한 곳을 가리키고 있다. 바로 ‘정부’이다.
●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이중성
당장 우리 주위를 살펴봐도 알 수 있지만 이러한 한국의 상황은 비단 국가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라면 어느 곳이든 내재적으로 이러한 갈등의 양상을 품고있기 마련이고 결정적인 순간에 이러한 갈등은 증폭되고 가시적인 문제로 돌변하곤 한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의 양상이 해결되는데 있어서 무엇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며 구성원 모두에게 최소한의 만족감을 주며(한마디로 시끄럽지 않고 후유증이 존재하지 않도록) 해결되는가 하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여기에서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해결에 있어서 소극적이거나 이에 대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못할 때 이것의 해결은 보통 리더십을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즉, 어느 누군가가 나서서 그 공동체의 갈등의 해결책과 비전을 보임으로 그를(혹은 그들을) 중심으로 통합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정치적 리더십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은 흔히 생각하는 전체주의 혹은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더불어 민주적 리더십까지 포함해서 말하는 것이다. 유형의 구분을 떠나서 적어도 갈등의 조정이라는 측면에 있어서 한 국가의 정부는 이러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그것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욱이 한국사회의 구성원들은 이러한 문제해결의 중심에 정부가 있기를 특히 바라는 것 같다.(정부가 개입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까지 포함해서) 결국 정부가,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대통령이 어떠한 방법으로 갈등을 풀어가고 해결해 나가는가에 대해 주목하고 그것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러한 기대치에 관한 것이다. 현재 한국의 정치구조가 서양 근대사상에 기초해서 구성된 반면에 구성원들은 유교적인 덕목을 중심으로 한 동양적 가치관과 서양의 가치관이 혼재되어있는 상황이다. 즉, 다양한 가치관과 이상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사회를 구성하고 있지만 그 근간에 존재하는 도덕, 윤리적 가치관은 기본적으로 서양의 근대사상의 것과는 상충되는 면이 있는 것이다. 이는 어찌보면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는데, 한국사회에서 나타나는 인간관계의 유형, 특히 연령에 따른 대우와 그것을 무시할 때 나타나는 부정적인 반응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것이 단순히 일상생활에서만 나타나는가 하면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각 개인과 단체들의 정부에 대한 높은 기대치 또한 유교적인 위계질서 속에서 ‘무릇 윗사람이란 어떠해야 한다’라는 당위적인 개념의 표출의 한 유형이라 할 수 있다. 이렇듯 하드웨어적인 요소(민주주의)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유교적 가치관)의 모순 속에서 한국적인 리더십이란 규정짓기 매우 힘든 상황이라 할 수 있다.
● 마키아벨리와 맹자 리더십의 차이점
하지만 한국사회는 몰락의 길을 걷기보다는 장기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오히려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어왔다. 경제적인 부는 물론이거니와 제도적인 민주화를 이룩하는데도 성공했다. 결국 이것은 위에서 언급한 이중적인 모습 안에 그것을 통해 만들어내는 국가적 동력의 함의를 발견할 수 있다는 희망의 단초이다. 하지만 이렇게 발전적인 흐름 속에서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확고한 가치는 상실한듯 하다. 즉, 한국의 특수한 역사적 배경으로 구성된 이중적인 모순 속에서 그것을 체계화하는 작업은 미흡했고, 그런 탓에 사회의 기반을 형성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가치의 형성이라는 중차대한 작업이 간과되어 온 것이다. 이것은 한국사회의 건강한 리더십의 부재라는 측면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즉, 이제까지는 모두 경제의 성장, 개인적인 권력욕, 민주화 등의 확고한 목적실현형 리더십이 존재했지만 그것을 모두 이룬 지금에 있어서 그것을 앞으로 어떻게 이끌고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낸 리더십은 부재했다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서양 근대 정치사상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마키아벨리의 리더십과 유교적 이론의 대표주자인 맹자의 리더십을 비교해보고 그것의 공통점과 적실성을 도출하여 한국사회에 어떻게 도입할 수 있겠는가 하는 작업은 의미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서 제시되는 군주의 모습을 보면 매우 친숙(?)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현대 우리사회의 정치가들의 모습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현재 일상생활 속에서까지 쉽게 볼 수 있는 이런 정치적 술수들을 보자면 마키아벨리가 언급한 부분이 시대를 관통하는 설득력을 지닌다고 할 수 있지만 이와 동시에 왠지 석연치 않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자는 함정에 빠지기 쉽고 여우는 늑대를 물리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함정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혼내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사자의 힘에만 의지하는 자는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때 그리고 약속을 맺은 이유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 약속을 지킬 수 없으며 지켜서도 안된다. -『군주론』18장
“인간이 어떻게 사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바를 행하지 않고 마땅히 해야 하는 바를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는 잃기 십상이다. 따라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주는 필요하다면 부도덕하게 행동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군주론』15장
흔히 마키아벨리즘이라 불리우는 악명은 바로 이러한 곳에서 나타난다. 인간의 속성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바탕으로 현실정치에 있어서 도덕과 윤리적인 측면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이러한 주장은 정치적 현실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고 이렇게 부도덕에 대한 거리낌 없는 태도는 기존의 인문주의 정치 관점과는 차별되는 모습이었다. 어찌보면 이는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끊임없는 경쟁을 펼쳐야 하는 우리에게 매우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마키아벨리의 주장은 기본적으로 권력과 정보를 다루는데 있어서 한 사람 혹은 집단이 관리할 수 있는 시대에 가능했던 주장이라 할 수 있다. 즉, 초고속으로 정보가 교류되는 현시대 한국사회에서는 적절치 못한 방법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도덕적인 이유로 언론의 질타를 받은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퇴출당하는 모습들은 마키아벨리가 제시한 여우로서, 그리고 비도덕적 방법을 사용하는 정치가로서의 모습이 더 이상 예전과 같이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즉, 당시와 같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시대와는 달리 현대는 권력과 정보가 제도적으로 분산되고 제어되고 있는 상황이고, 따라서 인민과 여타의 권력을 제어하는데 있어서 이전과 같이 용이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총선에서 낙선운동이나 지난 국회 의정활동 평가와 같은 자료들이 국민들에게 나름대로 큰 영향을 미친 것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정치적 관점에 반해 맹자는 仁義의 정치를 떠나는 것은 自暴自棄하는 행위라고 했다. 즉, 맹자에게 있어서 남을 배려하지 않는 정치는 정치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보았던 것이다. 또한 맹자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仁을 가지고 있으나 이것을 일반적으로 발현시키지 못할 뿐이며 이것을 제대로 발현시킴으로서 정치지도자는 仁政을 베풀어야 하고 이것은 아래 인민들에게까지 교육되고 널리 전파되어 천하를 통일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今王이 發政施仁하사 使天下仕者로 皆欲立於王之朝하며 耕者로 皆欲耕於王之野하며 商賈로 皆欲藏於王之市하며 行旅로 皆欲出於王之塗하시면 天下之欲疾其君者皆欲赴於王하리니 其若是면 孰能禦之리잇고
지금 왕께서 훌륭한 정치를 펴고 仁을 베푸시어 천한의 모든 벼슬하는 자들로 하여금 모두 왕의 조정에 서고 싶어하도록 하며, 경작하는 자들로 하여금 모두 왕의 들에서 경작하고 싶어하도록 하며, 상인들로 하여금 모두 왕의 시장에서 상품을 저장하고 싶어하도록 하며, 여행하는 자들로 하여금 모두 왕의 길에 나가고 싶어하도록 한다면, 천하의 모든 그 임금을 미워하는 자들이 모두 왕에게 나아가 호소하려 할 것이니, 그 상황이 이와 같다면 누가 이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孟子』梁惠王章句上 七章
-『孟子』梁惠王章句上 七章
당시 정치적 상황을 바탕으로 살펴본다면 맹자가 제시하는 지도자상은 근본주의적임과 동시에 매우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다. 이러한 엄격한 윤리적 잣대를 바탕으로 한 유교적 사상은 현대 한국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영향을 행사하고 있다. 즉, 현대 한국정치가 아무리 절차적 민주주의 차원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고 법치공동체를 토대로 한다고 해서 진정한 정치지도자의 확보, 곧 ‘德治的’ 원리는 기각되거나 간과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맹자적 관점은 부정적인 의미에서 人治로 매도당할 만큼 적임자, 곧 전문가에 의한 정치를 강조한다. 또한 최고통치자의 도덕적 수양 및 공동체 구성원의 도덕적 교화를 무엇보다 강조하면서 나타나게 되는 비현실적인 측면에 대한 부분은 개화 이후 무차별적인 비판의 화살에 어김없는 표적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사실 마키아벨리와 맹자의 사상은 그 근본적인 사고의 출발점에서부터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다만 서양과 동양의 사상의 근간이 되는 고전이라는 점에 있어서 나름의 보편성을 지니고 있고, 한국의 입장에서는 서양사상의 끊임없는 침투와 고난의 역사가 함께 얽히면서 서양식 정치구조와 동양적 가치관이라는 외적, 내적인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사상들인 것이다. 이렇게 서로 너무나도 상이한 관점과 사상이 뒤섞인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중심으로 사고하고 판단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 마키아벨리와 맹자 리더십의 공통점과 적실성
하지만 접점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두 사상에서 우리는 희미한 공통점을 몇 가지 찾을 수 있다. 우선 그들이 제시하는 리더십에는 모두 지도자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을 함의하고 있다.
변덕스럽고 경박하며, 나약하고 비겁하며 결단성이 없는 군주는 사람들이 경멸한다. 군주는 이러한 기질들을 난파의 원인이 암초처럼 여겨서 항상 경계하는 반면, 위험, 투지, 신중함과 용기를 보여주어야 한다. -『군주론』19장
夫人必自侮然後에 人侮之하며 家必自毁而後에 人毁之하며 國必自伐而後에 人伐之하나니라.
사람들은 반드시 스스로를 업신여긴 뒤에 남이 그를 업신여기며, 집은 반드시 스스로를 무너뜨린 뒤에 남이 그 집을 무너뜨리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를 멸망시킨 후에 남이 그 나라를 멸망시킨다. -『孟子』離婁章句上 八章
최근 들어 나타나는 한국 정당정치와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 자신들의 일관적인 모습을 포기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며 이러한 정체성 혼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자연스럽게 지난 보궐선거의 결과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각 정치세력의 성향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일관적인(자연스럽게 자신들의 정체성을 바꾸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그것이 변화함에 있어서 적절한 당위성과 충분한 설명이 동반할 경우, 그리고 그것이 성공적인 정치적 결과물로 이어질 경우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여론에 의해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정책의 모습과 상대편 세력과 시민단체의 비판에 힘없이 무너져버리는 정책노선은 그야말로 자기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한 상실로 보여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위에서 나타난 마키아벨리와 맹자의 사고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지만 그들의 사고를 바탕으로 바라본 현실과 그것의 해결책에 있어서는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정치지도자의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정책 추진력이다.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한 지도자가 권력을 획득한 뒤 자신이 내세운 기조와 정책에 있어서 그것을 간과하거나 혹은 무시하고 쉽게 변경해 버린다면 마키아벨리의 의견과 같이 국민들은 그를 경멸할 것이고 맹자의 말과 같이 다른 정치인 혹은 정치세력, 혹은 심지어 국민은 그를 업신여기거나 무너뜨리려 할 것이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한 정치세력의 내분과 갈등을 단순한 논의의 상황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콩가루 집안으로 형상화 하고 그것을 비판하는 것은 위에서 말하는 내적 강함을 상실한 정치세력에 대한 불신의 표현인 것이다. 결국 정치적 리더십은 강함을 바탕으로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경멸당하지 않는 힘을 말하고 맹자는 확고한 가치관에 대한 힘을 말하지만 결국 그것의 접점은 힘이다. 인민 혹은 국민들은 그러한 힘이 현실적으로 어떻게 발현되고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을 직관적으로 알고있는 것이다.
또한 마키아벨리와 맹자의 공통점은 인민과 백성에게 이익(마키아벨리) 혹은 恒産(맹자)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주들은 가난했지만 부유한 것처럼 살고 싶어했기 때문에 엄청난 수탈을 자행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로부터 많은 해악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가 무엇보다도 인민들이 궁핍해졌고, 순순히 말을 듣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난해진 사람들은 그들 자신보다 약한 사람들을 희생시켜 스스로 부자가 되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되었다. 이로부터 위에서 언급한 모든 병폐가 생겼는데, 그 원인은 바로 군주였다.
-『로마사논고』3권 29장
若民則無恆産이면 因無恆心이니 苟無恆心이면 放辟邪侈를 無不爲已니 及陷於罪然後에 從而刑之면 是는 罔民也라.
일반 백성과 같은 경우에는 일정한 재산이 없으면 이로 인하여 항상 일정할 수 있는 마음이 없어진다. 진실로 항상 일정할 수 있는 마음이 없어지면 방자함, 편벽됨, 사악함, 사치스러움 등을 하지 아니함이 없을 것이니, 그리하여 죄에 빠지는 지경에 이른 뒤에 좇아가서 그들을 벌준다면, 이는 백성을 그물질 하는 것이다. -『孟子』梁惠王章句上 七章
정치지도자는 인민의 삶에 있어서 일정한 삶의 조건을 담보하고 있어야 한다. 이는 결국 인간의 삶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제정책 운용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의 힘들었던 경제상황을 차치하더라도 아직까지 박정희나 심지어는 전두환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리 무관해 보이지는 않는다. 즉, 다른 여타의 정책들에 비해서 무엇보다 경제정책의 운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과 더불어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결과물로도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당연히 국민들의 안정적인 경제적 요건이다.
● 현대 한국사회에서 요구되는 리더십의 요건
사실 마키아벨리와 맹자가 만난다면 서로에게 엄청난 비난을 해댈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마키아벨리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상으로 무장한 맹자에게 현실정치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하는 망상가라면서 몰아부칠 것이고, 마키아벨리에게 맹자는 인간으로서 어찌 금수에 비교하여 잔학한 패도정치를 종용할 수 있느냐며 개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사실 이렇게 이질적인 두 개의 사상의 공통분모를 찾아낸다 한들 그것이 과연 논리적으로 연결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과 과연 그것이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 살펴본 바와 같이 마키아벨리와 맹자는 서로 근본적인 사고의 차이에 반해서 정치지도자의 자질에 있어서 공통된 부분을 함의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이것은 서양사상과 동양사상의 맞물려 돌아가는 한국사회의 특수한 상황에 있어서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즉,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동양적 사고방식를 가지고 있는 구성원들을 통합해서 나가기 위해서는 두 사상의 공통분모를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곧 현대 한국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진보와 보수, 그리고 그 표면상 의미도 애매모호한 실용주의라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적실성 있는 분석과 진로의 틀인가 하는 문제와도 연결되어 있다. 즉, 편협한 사고의 틀을 통해서는 현대 한국사회의 정치적 동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노무현 정부 하에 고위급 인사들의 비리관련 의혹이나 그것으로 인한 퇴출의 양상은 매우 심도있게 다루어져야 할 부분이다. 즉, 합리적인 이성과 그것의 존중을 바탕으로 한 자유의 개념,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공적윤리와 사적윤리의 이분법적인 사고는 적어도 한국인에게 있어서 아직 생소할뿐더러 내면적으로도 쉽게 받아들여질 수 없는 부분이다.
다만 여기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유와 민주주의가 결코 양보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양한 논의와 가치관들은 상호 존중되어야 하며 이것의 표출은 제도적으로 보장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키아벨리와 맹자의 리더십 제안은 그 적실성에 있어서 상당히 취약한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부분, 즉 두 사상의 공통분모임과 동시에 현대에도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은 정치지도자의 확고한 가치관과 그것의 실현가능성, 그리고 일관성 있는 추진력이고 이것의 귀결의 정점은 국민의 기본적인 경제적 여건 확충과 만족스러운 삶이라는 것이다. 결국 현대 한국사회의 정치지도자는 다른 리더십을 차치하더라도 적어도 이러한 자질을 지니고 있지 않는 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리더십학자 번즈(Burns)는 리더십을 “추종자들로 하여금 지도자와 추종자들 모두가 공유하는 가치와 동기들, 즉 욕망과 요구, 소망과 기대 등을 충족시킬 목적을 위해 행동하도록 지도자가 유도하는 것”이라 했다. 이것을 바탕으로 본다면 과연 현대 한국사회의 정치지도자들은 위의 요건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대 한국사회에 있어서 위의 요건들은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사항이다.
● Outro
현재 한국의 최고 정치지도자의 자리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의 책 『노무현의 리더십이야기』에서 신뢰, 전략적 정책, 확신, 내부역량 강화, 홍보, 국민의 우선성, 리더로서의 인식 등을 리더십의 요건이라 말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는 자신이 말한 리더십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실천을 행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신의 가치관이 확고할 경우에 그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는 오히려 더욱 엄격해지기 마련이다. 내적인 강함은 자신의 가치관을 공동체의 비전으로 전환시키고 그것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능력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것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마키아벨리와 맹자를 통해 그 공통점을 찾아본 이번 작업이 매우 거칠고 어설픈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훨씬 긴 시간을 투자해서 연구해봐야 할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지엽적이고 항목적인 부분만을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모여서 사회적 담론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가져보기도 한다. 소위 포스트모더니즘이라 불리우는 해체적이고 비판일색의 논의보다(사실 이러한 논의도 결국 구성주의적인 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조합적인 접근은 어떨까 하는 조심스런 제안과 함께 부족한 글을 마친다.
【 참 고 문 헌 】
◦ Niccolo Machiaveli 저․강정인, 문지역 역,『군주론』, 까치, 2003
◦ Niccolo Machiaveli 저․강정인, 안선재 역,『로마사논고』, 한길사, 2003
◦ 『孟子』
◦ 이기동,『孟子講說』, 성균관대학교출판부, 1994
◦ 한국정신문화연구원,『유교리더십과 한국정치』, 백산서당, 2002
◦ 최현수,『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리더상』, 2004
◦ 이문영, “대선을 생각한다”,『씨알의소리』166호, 2002
◦ 송복, “한국적 리더쉽의 특질 : 강유(剛柔)와 덕능(德能)의 이중성 세계”, 『한국논단』153권, 2002
◦ 김병문, “한국 정치학의 성찰과 전망 : 한국 대통령의 리더쉽과 민주화”, 『96년 연례학술 논문집』1, 1996
◦ 고성국, “한국정치체제와 정치리더쉽 성격”, 『기독교사상』1991년 3월호
◦ 노무현,『노무현의 리더십이야기』, 행복한책읽기,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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