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다는 것

저는 그렇게 주목 받았습니다.


열살에 강간당하고 열네살때부터 몸을 팔아야만했던 제 인생에 이런 무대에서의 주목은 낯선 것이었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기구하고 비참했던 내 인생이 한스러웠을 뿐이었는데......그저 먹고살기 위함이었습니다.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던 것은. 하지만 그 무대에서조차 저는 제 몸을 훑고 지나가는 눈동자들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그곳은 원래 그런 곳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었으니까요. 원래 사는게 그런것이려니 생각하려 했지만 서러운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스트립쇼를 하기 싫어서 부른 노래에는 그래서 가슴에 맺힌 출음이 섞여 나왔습니다.


어느날 한 남자가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무작정 저를 이끌고 어디론가 데리고 가더군요. 못보던 연주자들이 있었고 마이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유리창 너머로 나를 주시하고 있던 사람들의 눈은 너무 낯설었습니다. 음탕함을 잔뜩 머금은 눈빛보다 날카롭게 희번뜩이는 관찰의 눈빛이 무서웠습니다. 돈을 받았기에 해야하기는 했고...결국 부르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도 저는 수십번이나 그 과정을 반복해야 했습니다.


그 중 트럼펫을 불던 한 남자는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치려 했습니다. 입으로 트럼펫처럼 연주하라며 우스개소리를 했던 루이라는 그 남자는 그 창법이 스캣이라고 불리는 것이라 했습니다. 그는 그렇게 '레코딩'이라는 작업에서 자주 함께 했습니다. 자신이 연주하는 파트가 없을때도 스튜디오에 찾아와 보여준 관심은 유곽에서 생활해오던  저에게 생소한 인간냄새였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목소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고 그것은 곧바로 인기라는 이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더이상 몸을 팔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 하나만으로 기뻤습니다. 내 인생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내 돈을 보고 다가온 남자들은 저에게 다시 상처를 남겼습니다. 나에게는 세명의 남편과 세번의 이혼서류가 있었습니다. 이런 현실은 저를 헤로인 중독자로 만들었고 몸은 나날이 피폐해져 갔습니다. 레코드 회사가 중간에서 음반비와 공연비를 꿀꺽해도 저에게는 그저 약값만 있으면 됐습니다. 나의 이 외로움과 상처는 울음같은 노래로 흘러나왔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그저 즐길 뿐이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와도 노래하는 나 자신은 언제나 불행했습니다.


사랑받고 싶었습니다.

세상은 나를 주목했지만 저는 사랑받고 싶었습니다. 어린나이 때부터 몸을 팔면서, 스트립쇼에 나가면서 수많은 남자들의 관심이 이미 몸에 익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소박하고 온전한 한 남자의 사랑에는 언제나 목말랐습니다. 사람들은 저를 전설이라 말하지만 저는 그저 언제나 슬퍼했고 눈물흘렸던 한 여인이었습니다. I'm a fool to want you를 불렀던 저는 빌리 홀리데이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