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
홍대의 비까번쩍한 건물과 화려한 조명들 사이에 있는 작고 허름한 벽돌건물. 무심코 걷다보면 그것의 존재조차 알수없는 이 건물이 밤이되면 사람들의 발길을 잠시 머뭇거리게 한다. 고즈넉한 트럼본 소리와 애절한 여성의 목소리를 따라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옹기종기 모여있는 조그마한 테이블과 소박한 Bar, 그리고 그에 못지않은 소박한 무대가 등장한다. Club Evans. 부비부비로 점철된 주위의 클럽들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는 진정한 '라이브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다. 비록 적은 숫자의 관객일지라도 이들은 진지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연주한다.
이들도 많은 관객과 뜨거운 호응을 꿈꾸고 있으리라. 턱을 괴고 음악을 감상하다 문득 든 생각이었다. 지금은 비록 이 조그마한 무대에서 연주를 하고 있으나 언젠가는 음반을 출시하고 팬들이 형성되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무대를 꾸려나가는 상상. 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고있다. 실용음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각종 세션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는 멤버들로 구성된 국내 재즈밴드 Watercolor. 그들은 자신들의 앨범을 자비로 제작한다. 평단의 호응과 애호가들의 호평이 있음에도 그들은 다음 앨범이 언제 나올지 기약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단순히 이들의 음악이 인기가 없어서 그런걸까? 아니면 이들이 세상에 알려지기가 힘든 음악시장의 구조 때문일까?
요즘 음반시장이 죽어간다고 난리들이다. 그렇게 외치고 있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얼굴 반반한 젊은 가수지망생 연기수업 시킬 돈으로 이들 음반 한장 출시해 주고 홍보를 담당해 달라고 말이다. 음악은 저변에 깔려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리메이크 앨범이 판치고 새로운 가수의 음악이 귀에 들리지 않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같은 음악을 하더라도 외국음반이 많이 나가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국내 음악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추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양한 환경과 문화적 기반이 없는 음악시장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음반시장의 불황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볼수밖에 없다.
그래도 우리에게는 아직 희망이 있다. 저 앞에서 연주하는 이의 땀방울이 그 희망의 시작이리라. 현재 음반시장의 불황을 소비자에게만 돌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MP3에, 불법복제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자신들의 과오를 최소화하려는 몸부림일 뿐이다. 기획사들은 단기 투자로 수익을 얻으려는 허영을 버리고 장기적 안목으로 음악시장을 바라볼 때가 됐다. 이제는 소박하지만 진정성을 가진 음악이 빛을 발할 시대가 올 시점이다.
TV에서 노래하는 섹시한 여가수.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이 브라운관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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