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FTA 홍보방식에 대한 의견
촛불시위와 월드컵 거리응원. 참여정부 출범은 이런 굵직한 국민적 사건들 속에서 탄생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현 정부의 정책홍보는 국민적 결집을 위한 계산으로 보인다. 국가정책을 대다수 국민에게 호소해서 정책의 일관성과 추진력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참여정부는 온라인 광고, 이벤트, 공중파 CF 등 많은 방식으로 정책을 홍보해왔다. 이는 과거 정부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역대 정부가 정책수립에 있어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인색했던 것에 비하면 오히려 홍보의 과잉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올 정도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부의 정책홍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한미 FTA 홍보 CF가 감정적이고 허구적인 문구로 가득찼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정부가 한미 FTA가 함의하고 있는 내부적 모순과 악영향을 숨기고 있다고 말한다. 알량한 CF 하나로 국민을 속이려 하는것 같아 기분이 나쁘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모습을 보면 한미 FTA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부정하고 있는것 같지는 않다. 당장 한미 FTA 협상타결이 발표된 직후에도 재경부는 농촌지원 정책 강화에 대한 발표를 했다. 공개토론 때에도 이러한 비판을 수용하면서 개방된 시장 속에서 소외될 수 있는 계층에 대한 대책수립에 고심하고 있다는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한미 FTA는 이제 국회 비준만이 남아있다. 협상문도 공개된지 벌써 한달여가 되어가는 상황이다. 한미 FTA를 비판한다면 정부의 홍보방식을 문제삼기 보다는 국회 비준이 되어서는 안되는 까닭에 대해서 조목조목 짚어야할 수순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분을 국민 대다수와 함께 공유하려는 노력도 동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정부의 홍보정책에 비해 초라한 상황이다. 단순히 FTA 반대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국민적 관심을 끄는 시대는 지나갔다. 홍보비용이나 인력을 운운하는 것도 인터넷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쉽게 공감할 수 없는 대목이다.
우리는 왜 참여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가면서 정책홍보에 열을 올리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언론은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고 정책추진 환경도 예전 정권들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는게 현 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앞으로 국가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20여초도 안되는 CF가 기분을 언짢게 한다는 비판보다는 정책의 미비한 점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올바른 비판세력이 아닐까?
'미순이, 효순이 사건'을 기억하는가. 그 당시 대규모 촛불시위가 벌어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두 소녀의 어처구니 없는 죽음에 분노했다. SOFA 협정도,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도, 매향리 문제도 아닌 어린 두 소녀의 죽음이 그 많은 사람들을 한곳으로 모은 것이다. 이제까지 많은 사람들을 한곳으로 결집시키고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냈던 일들은 거의 이러한 패턴이었다. 4.19가 그랬고 6월항쟁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은 원칙적으로 민주사회다. 적어도 그것을 지향하는 사회이다. 민주사회에는 언론의 자유가 있고 사회 구성원 모두는 자신들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다. 하지만 모두의 의견이 같을 수는 없기에 대화와 타협이라는 것이 필요하고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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