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사과나무]에 실린 Gloomy Cafe 관련 기사

사실은 지난 해 11월호에 실린 기사에요.

종로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했던 내용입니다.

정미진 기자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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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호. 스물아홉. 온미디어의 투니버스 채널 편성마케팅팀 마케터. 비록 라디오PD라는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라디오방송을 운영, 자신의 힘으로 멋지게 꿈을 거머쥔 청년. 그는 인터넷 개인방송 사이트 ‘아프리카’에서 우울한 사람들을 위한 우울한 음악방송 ‘글루미카페(http://dreamer05.com)’를 진행하고 있다.

신입사원이라고 들었어요.
작년 12월에 입사했어요. 팀에서 막내라 정신없이 바쁘네요. 온미디어의 만화채널인 투니버스에서 프로그램 프로모션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신작이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연구하고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을 하는 거죠. 사실 온미디어는 두 번째 직장이에요. 자유롭고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유대감도 강한 곳이라 제가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직장이죠.

그러면 첫 번째 직장이 궁금한데요.
원래 라디오PD를 꿈꿨어요. 그래서 첫 직장도 그와 관련된 회사에 입사했는데, 엉뚱한 분야에서 일하게 되는 바람에 아쉽게 그만두게 됐죠. 그러면서 사회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내 힘으로 이뤄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년 5월에 인터넷 라디오 방송인 ‘글루미 카페’를 개설했죠.

글루미 카페는 어떤 방송인가요?
글루미 카페는 우울한 사람들을 위해 우울한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방송이에요. 대학교 방송국에서 활동하면서 라디오의 매력에 빠졌어요. 어머니가 음악을 좋아하셨고,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라디오를 들으면서 살았죠. 음악을 함께 듣는 것도 좋고,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어요. 그런데 대학교 때는 인디밴드를 주로 섭외하다보니 펑크나 하드코어 음악을 자주 접했어요. 음악을 가려듣진 않지만, 저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는 방송을 만들고 싶었어요.

라디오방송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었나요?
1회 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들어주는 글루미 가족들이 많아요. 하루에 사연 하나씩 꼬박꼬박 올려주시는 분도 계시고, 글루미 가족들이 고민을 이야기하면 척척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청취자분들도 계세요. 올해 초에는 오프라인으로 모임을 가졌는데, 대구, 부산 등 멀리에서 사시는 분들도 참여해주셨어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름이 아니라 ‘식물적 감각’ 님, ‘로코코’ 님 등 닉네임을 부른다는 거예요.

영호 씨가 올해 29살이라고 들었어요. 또래 친구들끼리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하나요?
제 주변에는 사회초년생이나 취업준비생이 많아요. 고시생도 많은데, 정치외교학을 전공하다보니 그쪽으로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죠. 고시생 같은 경우는 자기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나 사회진출에 대해서, 사회초년생이라면 내가 잘 가고 있는지 고민하죠. 물론 자기 일에 만족해서 열심히 달려가는 친구도 있고, 일에 치여서 벌써 열정이 식은 것 같다고 아쉬워하는 친구도 있어요. 저를 포함해서 스물아홉은 아직까지 방황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고민도 많고, 조급함도 있죠. 이제 곧 서른이잖아요.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데, 어떻게 꿰어야 잘 하는 것일까, 뭐 그런 것들로 고민 중이죠.

서른아홉 살의 영호 씨는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요?
나와 함께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웠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해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이런 부분에서 이런 만족과 희열을 느끼며 살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은 이런 의미를 갖고 있기에 앞으로 나의 40대는 이런 것들을 성숙시키고 잘 여물도록 열심히 갈고 닦을 거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