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 김 토론회
토론회는 12시경 갑작스레 날라들어온 문자로 시작되었다.
현재 과천청사에서 연수를 받고있는 예비 사무관 김씨가 학생(ㅡ_ㅡ;;) 윤씨에게 보낸 것.
문자 내용은 간단했다.
2007/04/14 pm12:16 머하냐?
2007/04/14 pm12:51 있다 볼까나? ㅎㅎ
식전행사는 아욱꽃에서의 저녁식사였는데
늘 그렇듯 가벼운 대화에 뒷담화가 빠질 수 없는 법.
그 자리에서 윤씨는 김씨가 이를 갈고있는 싸이코 분임원에 대한 이야기를
상콤한 돈까스 소스향과 함께 경청해야만 했다.
교정을 거닐며 따끈한 자판기 커피 한잔을 마시는동안
두 토론자는 '상급부대 행군 후 막걸리 지급'문제에 대해 가볍게 논의한 뒤
토론장소인 버블2로 향했다.
----------------------------------- 식전 토론 일부 발췌 -----------------------------------
김 : 군대에서 행군 후 병사들에게 막걸리와 김치를 지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윤 :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라. 여단급 이상의 부대에서는 가능할지 모르나 연대급 이하 부대에서는
초코파이 하나 던져주더라. 배부르고 등따신 상급부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김 : 행정공무원 연수에서도 관악산 등반 후 막걸리를 지급했다. 국가운영 시스템의 본질이다.
특히 연대급 부대에서 막걸리와 김치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은 석연치 않다.
윤 : 상급부대가 예하부대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문제이다. 이는 분명한 차별이다.
김 : 상급부대도 나름대로의 애환이 있다. 예하부대의 보고가 미흡하면 군사령부가 직접 쫀다.
윤 : 연대급에서 일한 나는 육본에서 직접 쪼여본적도 있다. 부대급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의 차이다.
GOP 부대에서 전령으로 문서수발을 한다는 사실을 상급부대는 이해해야 하는데
그 애환을 도대체 알고나 말하는 것인가. 인트라넷 깔려 있으니 좋기도 하겠다만.
김 : 왜이렇게 태클이냐 ㅡ_ㅡ++ 앙~
------------------------------------- 이하 생략 ------------------------------------------
본격적인 토론회는 하이네킨 4병 세트로 시작했다.
버블2는 이미 '대선 후보에 대한 우리의 선택과 이명박'에 대한 4인 토론이 격렬하게 벌어진 장소.
여기에서 김씨는 크게 상심한 기억이 있다.
토론에서 밀려났기 때문. (논조로 밀린것이 아니라 그냥.....밀렸었다 ㅡ_ㅡ;;;)
두사람이 만난건 과거 1999년 안암꼬치에서 벌어진 '철인군주 옹호에 관한 건' 이후 첫 일대일 토론.
그 사이에 본격적인 토론은 벌어지지 않았고 그 이전의 토론에 대한 첨언들이 대부분이었다.
오늘의 주제는 '이념으로의 수렴이란 과연 무엇인가'
윤씨가 "요즘 FTA 문제를 보면 결국 이념의 문제로 수렴되는것 같다"는 말을 꺼낸것이 실수였다.
"수렴"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꼬투리를 잡고 늘어지는 김씨.
이로서 본격적인 토론의 장이 시작되었다.
김 : 이념으로의 수렴이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 찬반의 입장차이가 갈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각각의
이해관계에 의한 것이지 이념의 문제로, 특히 수렴되었다는 표현은 너무 확장된 것이다.
윤 : 이념의 문제로 수렴된다는 것은 각각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결국 이념적인 갈등의 축으로
이관된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해계산은 인정하지만 결국 자신의 뜻을 의탁하는
최종적인 곳은 이념의 틀 아니던가.
김 : 하지만 수렴이라는 단어는 각각의 주체가 이념이라는 틀에 녹아 들어간다는 의미가 아닌가.
의사나 케이블 방송 주체들이 진정 좌파인가? 아니라고 본다. 결국 그들이 FTA에 반대하는 것은
단순한 이해관계에 의한 것이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이념은 표상적일 뿐이다.
윤 : 일반국민 중에서 FTA에 직접적인 영향을 예상하고 찬반을 내세우는 사람이 얼마나 있나?
이해관계에 의한 메카니즘이라고 설명하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않나?
김 : 그 부분은 인정한다. 하지만 결국 이념은 표상적인 것일 뿐, 이해관계에 따른 찬반논쟁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본다.
윤 : 이념이 표상적이라고 강조하는데 나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얽히고 섥혔지만 그것은 결국 이념이라는 틀속에서 찬반 여부로
갈리게 된다. 이해관계를 갈등의 축으로 본다면 정책추진을 어디로 해야할지 방향성이
모호해지지만 메인스트림이 표상적으로나마 이념이라는 축으로 나타난다면
이는 분명 우리가 짚어봐야할 문제다.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사람들의 판단은 뭐라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김 : 하지만 각 주체들이 이념적인 사상체계를 바탕으로 정책을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윤 : 어떤 사람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판단할테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 좌우진영 코어들이 밀고나가는 시각에 자신의 의견을 의탁하는 모습이 보인다.
국가의 방향성과 같은 거대담론에서만 이념적 색채가 뭍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개별적 사안에 대해서도 이해관계든 평소 신념이든 결국 이념적인 축으로 나뉘는 것은 사실이다
김 : 전화좀 하고 오겠다.
뭐 대충 이런 이야기들.
토론 끝 ㅡ_ㅡ;;;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t1.daumcdn.net/tistoryfile/fs2/3_15_19_15_blog61822_attach_0_3.jpg?original)
벌써부터 복지부동 공무원의 아우라를 아낌없이 뿜어내는 김씨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t1.daumcdn.net/tistoryfile/fs3/3_15_19_15_blog61822_attach_0_13.jpg?original)
백수(사실은 무늬만 학생이었던 것이다 ㅠ_ㅠ)의 필수아이템 모자와 함께 담배연기를 뿜어내는 윤씨
친구들 사이에서 정치얘기는 금물이라고 하는데
김씨를 비롯한 박씨, 송씨들과 만나면 이런 이야기들을 맘놓고 같이 할수 있어서 좋다.
내 주위에서 토론을 은근히 즐기는 사람들은 오직 이 무리들 뿐.
(다른 사람들은 마음부터 상하잖아 ^^;;)
뭐 읽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말이 토론회지 그냥 만나서 술한잔 한것뿐;;; ㅋㅋ
감기 때문에 고생하면서도 못생긴놈 함 보겠다고 안암동까지 납신 김옹~ 교육 잘 받으쇼잉~
(뭐 물론 '나만' 보러 온것은 아닌줄 알지만 ㅋㅋ)
[오늘 토론의 성과 ㅡ_ㅡ;;; ㅋ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https://t1.daumcdn.net/tistoryfile/fs3/3_15_19_15_blog61822_attach_0_14.jpg?original)
Heineken Music Case Speaker
케이스 안에 MP3P 등을 넣고 잭을꽂아 플레이하면 밖으로 음악이 나오는 신기한 케이스 ^^;;
하이네킨 4병 세트 시키면 나오는 쿠폰 긁어 나온 경품 ㅋㅋ
'dreamer05 > Inter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본>에 실린 Gloomy Cafe 관련 기사 (0) | 2010.09.12 |
---|---|
월간 [사과나무]에 실린 Gloomy Cafe 관련 기사 (7) | 2009.02.15 |
디지털 타임즈에 실린 Gloomy Cafe 관련 기사 (6) | 2008.07.11 |
[인터뷰] 김계두 선생님 (4) | 2007.05.28 |
이 인터뷰 공간은 무엇이냐 하면 (0) | 2007.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