닳아버린 칫솔


아...오늘도 깜빡.
칫솔이 닳아버린걸 몇일째 방치 중이다.
조금 전에 편의점에 다녀와놓고 또 빼먹었다.

저 녀석을 보면서 문득
내 마음도 저렇게 닳아버렸나...싶은 생각이 든다.

솔이 쩍쩍 벌어지도록 내 입속을 헤집은 시간만큼
어느새 나도 내 마음이 저렇게 닳고 닳도록 방치해 둔건 아닌지...
이런 몹쓸 관성과 익숙함이
나를 자꾸 제자리에 맴돌도록 해버리는건 아닌지...

방향이 정해졌으면 용기를 내면 되는데
자꾸 '조금 더...조금 더...'를 생각한다.

조금 더 확실하게 마음을 느끼게 되면
조금 더 상황이 정리가 되면
조금 더 건강하고 컨디션 괜찮을때.

내 이기적인 본성이건, 상대를 배려하겠다는 명분이건
이런 답보상태는 좋을 것이 없다.

구상, 기획이 아니라 실제 방송을 할 일이며
맘만 졸일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할 일이다.

둘 다 필요한 일.
얼른 편의점에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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