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자전] 너희가 남자의 욕망을 알아?

방자전 감독 김대우 (2010 / 한국) 출연 김주혁,류승범,조여정 상세보기

intro.

스포일러 주의.

1.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나를 사랑하지만

사실 나와 함께할 사람은 무결점주의 백마탄 왕자님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여성들의 판타지.

2.

그런데 혹시 알까?

남자들에게도 이와 유사한 판타지가 있다는 사실.

방향은 조금 다르지만.

3.

방자는 허우대도 괜찮고 인물도 출중하며

싸움도 잘하고 머리도 똑똑하다.

세상과 타협하며 적당히 자기것을 챙기는 수완도 있다.

그런데 단 한가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한가지.

신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국에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뒷골목 장돌뱅이 수장이 되어

그녀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포장해 달라는 '가오'까지 부린다.

아아...현실의 장벽을 뛰어넘는 지고지순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여!

4.

이것이야 말로 남자들의 내재된 판타지.

방자는 남성들에게 내재된 '멋진남자'의 판타지다.

내 목숨걸어 아깝지 않은 여인을 만나 내 모든 것을 거는 것.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남정네들의 수줍지만 뜨거운 욕망.

5.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남성들에게'이다.

문제는 '여성들에게' 춘향이는 무엇인가.

6.

이 영화에 여성의 욕망은 없다.

어느 영화 분석글을 보아하니 남자들의 욕망이 단편적으로 그려졌다고 하는데

허허...모르시는 말씀.

미안하지만 남자의 욕망이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존재는 가장 큰 버팀목인 아버지들이다.

7.

여튼 여성 욕망이 투영되는 부분이 약한데

그것이 이 영화의 허전한 점이다.

서로 다른 욕망이 충돌될때 나오는 긴장과 스릴,

그리고 그로 인한 감정적 충만감이 부족하다랄까.

구체적으로는 연출가의 무의식, 여배우의 약한 연기.

8.

음란서생에서도 느꼈었지만

감독은 마초라기 보다는 남성 판타지에 너무 몰입한 사람.

여성을 지배하려하기 보다는 그 감정선에 관심이 없는(?) 것.

마초처럼 보이는 것은 그것을 가장 잘 숨길 수 있는

사극 특유의 시대상, 세계관 때문일 듯.

(현대 배경의 이야기도 함 연출해 주시라!)

8.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사삘은 언제나 재밌음. 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이 영화는

변학도를 위한, 변학도에 의한, 변학도의 영화라는 ㅎㅎ

대박!

9.

결론? 재미있다.

꽤나 볼만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