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찾아온 Travis <The Boy With No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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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지독하게 들었던 두 앨범이 있었다.

하나는 Coldplay 의 <Parachutes>였고
또 하나는 Travis 의 <The invisile band>.

한정된 공간안에서 옴짝달싹 할수 없는 가운데
어느날 갑자기 날라온 이별통보는 그만큼 더 처절했고
아픔은 눅눅한 침낭 안에서 음악과 숨죽인 눈물과 함께했다.

그때 이 두 앨범은 나에게 유일한 위로였고
아직까지도 소중한 앨범으로 간직되고 있다.

밴드 이름만 들어도 당시의 뻐근한 가슴팍이 느껴지는걸 보면
추억과 음악은 정말이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인듯 하다.

그런 존재인 한 밴드가 신보를 내놓았다.
Travis의 <The Boy With No Name>


사용자 삽입 이미지

Travis - The Boy With No Name (2007)


                           01   3 Times And You Lose 
                           02   Selfish Jean  
                           03   Closer 
                           04   Big Chair 
                           05   Battleships  
                           06   Eyes Wide Open  
                           07   My Eyes 
                           08   One Night  
                           09   Under The Moonlight 
                           10   Out In Space  
                           11   Colder  
                           12   New Amsterdam / Sailing Away (Hidden Track)

                           ※ dreamer05 선정 킬링트랙 (타이틀은 3번 트랙 Closer)


4년간의 긴 침묵을 깨고 트래비스가 찾아왔다.

그동안 제3세계 아이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물질적, 정신적 위로를 하기도 하고
라이브 에잇(Live 8), 아일 오브 와이트 페스티발(Isle Of Wight Festival)같은
굵직굵직한 무대에 서왔는데
알게모르게 그 사이에 40곡 이상이나 만들어 축적해왔고
그 중 어렵게 13곡을 추려서 이번 앨범을 발매했다고 한다.

그동안 사랑과 인생의 고뇌들을 읇조렸던 트래비스였는데
이번 앨범명은 의외로 희망차고 밝은 이유에 의한 것이었다.
알고보니 프랜시스 힐리의 첫 아들 덕분이었다.

"아이에게 지어줄 마땅한 이름이 없어 3~4주 이상을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에게 기쁜 소식은 알려야겠기에 이메일로 사진과 함께 'The Boy With No Name'이라는 가명으로 우리 아이를 소개했죠. 그런데 바로 그 'The Boy With No Name'이라는 글귀를 되뇌며 나도 모르게 미소 짓고 있었던 겁니다."

이런 분위기는 단순히 앨범명 뿐만이 아니었다.

"트래비스의 앨범들은 제 인생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입니다. 옛날 여자 친구로부터 차였던 기억이고 더 많은 사람, 새로운 사랑을 찾아나가는 과정이었으며 <12 Memories>는 힘들고 암울했던 시기를 반영합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은 밝고 새로운 시작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답답하고 어두운 곳을 지나 우린 다시 우리만의 뮤즈(Muse)를 찾았습니다."

- Francis Healy (Singer / Song Writer)


하지만 기존의 트래비스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떨쳐내도 좋다.
그들이 원래 극단의 외로움을 노래하는 밴드는 아니었으니까.

그들의 언어는 여전히 트래비스식 음악이며
고즈넉한 음색은 언제나처럼 잔잔한 파동을 만들어낸다.

앨범 자켓만 봐도 그들이 여전함을 느낄 수 있다.
땅거미가 몰려오고 있는 거대한 건물 옥상 위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앨범 커버는
앨범 제목이 가진 익명성과 더불어
음악 뒤에 자신들이 숨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컨셉이라고 한다.

폴 맥카트니(Paul McCartney), 유투(U2), 벡(Beck), 알이엠(R.E.M) 등과 작업했으며
밴드의 오랜 인연인 니겔 갓리치(Nigel Godrich)와
마이크 헷지스(Mike Hedges)가 프로듀스를 맡았다.

그들의 음악은
여전히 5년전 눅눅한 침낭의 향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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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흘러나오는 곡은 3번 Closer
그들의 정취를 맘껏 느낄 수 있는 곡이다.



[+1] Bonus로 Closer 뮤직비디오.
       평소 트래비스의 광팬을 자처하고 다녔던 벤 스틸러(Ben Stiller)가
       까메오로 출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