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행동, 그리고 신뢰 -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

A가 말을 한다.
그 사람의 본심이 그러하건 남다른 의중이 있건간에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말을 한다.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저마다 해석을 한다.
저 말은 본심일 것이다.
아니다 또 다른 꼼수가 있을것이므로 믿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A가 행동을 한다.
저번에 말한 바에 따라서 행동을 한다.
그 사람의 본심이 그러하건 남다른 의중이 있건간에
자신이 내뱉은 말에 따라서 행동을 한다.

보는 사람들은 저마다 해석을 한다.
저 행동은 본심에 의한 것이다.
아니다. 또 다른 꼼수가 있을것이므로 믿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말과 행동의 일치에서 '신뢰'라는 것이 나오고
말과 행동의 불일치에서는 '불신'이 나온다는 것이다.

본심이 그러하다 아니다 하는 논쟁은 불필요하기 짝이 없다.
오히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사람을 끝없이 거짓이라 모함하는 것은
모함하는 자의 본심과 꼼수가 의심되는 일이다.
아니면 모함하는자 자기 자신의 신념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것을 드러내는 반증이거나.



그런 의미에서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인' 측면에서 지지한다.
노대통령은 적어도 정치적 행로에 있어서는 말과 행동을 일치시켜왔다.
그의 본심이 어쨌건, 고도의 정치적 술수가 있건 없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어느 누구도 타자의 속마음을 100% 읽어내는 사람은 없다.
당장 자기 자신의 마음조차 읽어내지 못하는게 대부분의 사람이다.



정치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하다.
전체주의나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라는 이름의 체제라고 한다면
유권자에게 '신뢰'를 주는 정치가 최우선이어야만 한다.
따라서 말과 행동의 일치는 민주주의 정치에 있어서 필수요건이다.

하지만 현재 정당정치의 양상을 보게되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중심이라고는 찾아볼수 없고 말과 행동의 일치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목에 핏대를 세우면서 외쳤던 선언들이
몇년 안되서 중도폐기되는 상황들이 연출되고 있다.

유권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만다.
정치인들은 경제가 어려워 서민들이 살기 힘들다고 외치지만
정작 유권자들은 선거때마다 수년 사이에 바뀌는 정당의 이름과
그 안에 소속된 사람들의 구성원 파악하는것에 골머리를 썩어야 한다.

누군가를 불신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을
오히려 유권자들은 도저히 신뢰를 보내기가 힘들다.
자기를 찍어달라고 하는데 도대체 당신의 정체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한국 정당정치 체제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현재의 방향은 아닌것 같다.

대선을 위해 이합집산하는 사람들이 과연 과거 3당합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가.
현재 통합신당 논의가 과거 그 구태정치의 대표적 양상과 무엇이 다른가?

지역주의 타파해 보겠다고 나온 열린우리당에서 배출한 노대통령의 주장.
그리고 노대통령 임기가 완료되기도 전에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말하는 창당주역들.
누구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가?

어느 노선을 지지할지는 신뢰라는 문제, 그 뒤의 선택이다.
나는 우선적으로 신뢰있는 정치인을 선택할 것이다.
좌파건 우파건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권자에게는 정치인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삶을 대비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노선에 따른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정책과
정책을 추진하고 성공시키는 전략 역시 빼놓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신뢰'가 실종된 한국 '민주주의' 정치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참고로 현재 내가 노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보았을때 그가 언제건 말과 행동의 불일치로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 도래한다면
미련없이 그 지지를 철회할 것이다.
(잘살게 해주겠다고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둥의 말도 안되는 신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올블로그를 살펴보다가
순위에 올라온 청와대 블로그에 노대통령이 적어내린 글귀에
몇마디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