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겨울에 불어오는 봄바람, 어쿠스틱 콜라보 1st mini album : Love Is The Key

음악에서 계절의 향취가 묻어날 때가 있다. 선뜩한 피아노 선율에서 요즘처럼 싸늘한 겨울바람이 불어오기도 하고, 몽롱한 기타리프에서 늦여름 해변가의 눅눅한 여름냄새가 밀려오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세상의 모든 음악은 탄생하던 그 순간순간의 시점에 영향을 받았을테니 당연한 이야기일지도.


겨울,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하여 고즈넉한 발라드나 크리스마스 캐롤이 쏟아져나와 유독 쓸쓸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갑자기 어디선가 봄바람이 불어왔다. 겨울에 만나는 봄바람은 다소 당황스럽기도 했으나 그 특유의 간들간들한 느낌이 독특하게 다가와 오히려 눈에 띄는 앨범. 바로 어쿠스틱 콜라보의 첫번째 미니앨범이다. 


어쿠스틱 콜라보 - Love Is The Key (2010)


01  Waiting For U
02  Forest
03  My Dear
04  Promise
05  My One And Only Love
06  Ocean
07  Waiting For U [MR]
08  Promise [MR]

영혼을 감싸주는 어쿠스틱의 따뜻함으로 다가온 “어쿠스틱 콜라보”


화려한 전자음이 대세가 된 요즘 가요계에서 대중들이 은근히 기다리는 음악은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한 프로젝트가 어쿠스틱 콜라보 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자연스러움을 모토로 하는 프로젝트인 어쿠스틱 콜라보는 음악의 3요소인 멜로디, 리듬, 화음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심플한 방식을 채택했다. 감성적이고 섬세한 톤의 변화가 장점인 여성보컬과 극한의 테크닉을 구사하지만 듣기에는 편안한 연주를 들려주는 기타리스트, 이렇게 2인조로 구성된 팀이 어쿠스틱 콜라보 이다.

어쿠스틱 콜라보의 첫 번째 미니 앨범인 “Love is the key”는 ‘사랑이 모든 것의 열쇠다’라는 앨범 제목처럼 사랑하면서 느끼는 설레임, 기쁨, 이별, 슬픔을 잔잔하게 담고 있다.

타이틀 곡인 ‘Waiting for U’는 이별 앞에서 나약할 수 밖에 없는 마음을 담담하지만 깊은 정서로 표현하였고 ‘My dear’에서는 극도의 슬픔을 왈츠 리듬에 에둘러 표현하면서 그 슬픔을 더 하는 효과를 보여준다.

Promise는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의 사랑의 맹세를 귀여운 터치로 표현한 귀여운 작품이며 Forest와 Ocean 으로 명명된 두 곡의 연주곡은 뛰어난 연주실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뉴에이지 풍의 어쿠스틱한 감성을 보여주는 멋진 작품들이다. 또한 유명한 스탠다드 곡인 My one and only love는 기존에 발표되었던 발라드 풍과는 달리 통통 튀는 리듬으로 매력적으로 편곡된 버전으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자연을 더욱 느끼고 싶은 가을, 어쿠스틱 콜라보의 미니 앨범 ‘Love is the key’는 잔잔하면서도 아련한 옛 추억을 음악 팬들에게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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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트랙 Waiting For U 부터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와 덤덤한 여성보컬의 목소리에서 봄바람이 찰랑인다. 지난 겨울, 가슴아픈 이별을 맞이한 후 새로 다가오는 봄기운에 얼었던 마음마저 녹아버리는 느낌이랄까. 녹아 흐물흐물해져 나약한 마음이지만 한땀한땀 뜯어내는 기타선율이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고 위로한다. 중간에 흘러나오는 하모니카의 아지랭이는 몸을 노곤하게 만든다.

MR 두곡을 포함, 총 8개의 트랙에서 기타는 앨범의 무게중심 역할을 하는데, 때로는 먹먹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뜯어내는 통기타는 어떠한 조미료보다 감칠맛을 낸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어쿠스틱 곡들을 섭취하면 건강해지는 느낌을 준다랄까. 풋풋한 봄나물의 내음이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쿠스틱 콜라보의 이번 미니앨범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그 이유는 차별화의 부재라고 말할 수 있을 듯. 최근 기타와 보컬의 듀오구성이 대세인양 여기저기서 등장하는 가운데 어쿠스틱 콜라보 자체의 맛은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가을방학'보다 진부하고 '베란다프로젝트'보다 미숙하다는게 이 앨범을 접한 솔직한 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쿠스틱 콜라보의 이번 앨범은 디지털사운드 홍수인 요즘 세상에서 쉽게 건질 수 있는 음악은 아니다. 미니앨범임에도 보컬과 연주곡의 고른 분배는 충분히 알차다. 전반 6개 곡에서 느끼는 감성 역시 다채롭다. 앞으로의 정규앨범이 기대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초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음악을 겨울 한복판에서 만나는 경험 또한 진귀하다 할 수 있다. 이 겨울의 추위가 슬슬 질릴때 쯤, 봄의 따스한 기운을 기다리게될 쯤 아마도 이 앨범을 다시한번 찾게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