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때로 돌아가고 싶나요? <시선 1318>
Movie 2009. 6. 1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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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후회하며 살아갑니다.
"예전에 내가 그렇게 하지만 않았어도 지금쯤 이러지 않을거야..."
뭐 저 역시 범인인지라
이런 후회를 밥먹듯이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만...
여튼 옴니버스 영화 <시선 1318>은
가장 돌아가고 싶은 그때...그 시절로 저를 데려다 놓았습니다.
1. 진주는 공부중
사실 저도 공부 좀 했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라왔습니다.
하지만 학창시절을 돌이켜봤을때 "즐겁게"지냈다라고는 말하지 못합니다.
주인공의 걱정처럼 저도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이 꽤나 큰 학창시절을 보냈었지요.
"쳇~ 잘난척은~" 이라는 말이 비수처럼 꽂히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진주는 엉뚱한 상상력을 지닌 친구를 통해 그 문제를 해결하지만
저는 학생으로서는 하지 말았어야할 탈선들로 이런 불만들을 해소했던거 같습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진주처럼 유쾌하고 신나게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2. 유.앤.미
밖에서 본다면 사실 가장 부러울 수 있는 두 사람입니다.
전도유망한 역도선수와 호주 유학생.
하지만 중요한건 본인들이 원치 않는다는 거죠.
부모들의 욕심에 조금씩 부서져가는 주변친구들을 봤다면
정말 공감할만한 내용들입니다.
사실 강제라는 이름이 폭력과 욕설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을 옭아매는 본인의 족쇄, 부담감을 만들어내는 분위기...
그것을 떨쳐내기에 이들은 너무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이 둘은 앞으로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갈까요?
시간을 교차해서 두 사람을 보여주는 연출이 눈에 띄는 영화였습니다.
3. 릴레이
상큼한 박보영양을 만날 수 있는 영화 입니다.
<그것이 알고싶다>를 오마쥬한 문성근 교장선생님을 만날 수도 있지요 ^^;;
하지만 내용은 발칙하고 신선합니다.
미혼모 고등학생 이야기를 다룬 영화.
자칫 어두울 수 있는 내용인데 굉장히 유쾌하게 풀어내서 좋았던 영화였어요.
4. 청소년 드라마의 이해와 실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재기발랄" 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될 수 있는 영화.
가장 리얼한 것이 가장 마음에 와닿을 수 있습니다.
이들이 천진하게 내뱉는 욕설과 헛소문, 비상식적 이야기들은
결코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고등학생들이 말하는 '먹고사는' 이야기는
현재 직장인인 저에게 나름 충격적이더군요.
가장 리얼한 것이 가장 잔인할 수도 있습니다.
5. 달리는 차은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필리핀 엄마의 등장으로 인해 흥미있는 로드무비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라는 권력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지만
필리핀에서 온 양엄마와 함께라면 차은이는 잠시나마
그렇게 꿈꾸던 육상트랙을 달릴 수 있습니다.
그들은 앞으로도 이렇게 살아가겠죠?
오늘도 후회합니다.
이번 주말을 왜 이렇게 살았을까...
나는 현재 내 인생을 어떻게 꾸려가고 있나...
그리고 생각합니다.
과거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새 중고등학생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지만 <시선 1318>은 말해주고 있네요.
학창시절을 살아가는 존재들은 그저 우리들의 추억이 아니라
단지 후회를 뒤바꿀만한 만회의 공간, 가상의 공간의 존재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실존하는 존재들이라고 말이죠.
내일부터 다시 일상이 시작됩니다.
주 5일 직장생활 속에서 느끼는 비애감에 허덕이지만
차라리 피터지는 입시경쟁 보다는 오히려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매우매우 잠깐 가져보게 되는군요.
사실 인권위원회에서 제작한 영화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여러모로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영화였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
사실 극장에 걸렸다면 챙겨보지 않았을 영화였을텐데
좋은 기회를 얻게해준 위드블로그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다들 새롭게 시작하는 한주 힘차게 맞이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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