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고 있습니까
dreamer05/Diary 2010. 5. 19. 03:50
1.
나이먹은 두 사람과 함께였다.
한명은 꽤 나이먹은 여자 한명.
또 다른 한명은 꽤 나이먹은 남자 한명.
이 사람들은 나에게 하나씩 위기감을 준 사람들.
한명은 저렇게 나이를 먹고도 혜안을 가지지 못하는 안쓰러움.
또 다른 한명은 나이를 먹고 과거의 패배 덕에 노욕으로 버티는 안쓰러움.
나는 그들처럼 될까봐 두려웠다.
그리고 배경은 룸싸롱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파트너들이 나가고
예전에 언젠가 한번 보았던 여자가 들어왔다.
서로의 파트너와 정신이 없는 사이
익숙함과 편안함과 욕정에 못 이긴 나는
어느새 그녀 위에서 땀을 흘리고 있었다.
유난히도 반가워하던, 그리고 익숙하게 나를 끌었던 그녀는
유난히 큰 동공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이제 나를 정리하고 나니 편안하겠네"
순간 꽤나 큰 충격에 빠졌다.
2.
꿈이었다.
무슨 꿈인지 도통 모르겠다.
나이먹은 두 사람 빼고는 모두 낯선 풍경이었으나
꿈 속의 나는 모든 것이 익숙했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한마디.
"이제 나를 정리하고 나니 편안하겠네"
3.
왠지 오늘 일이 반영된 꿈이 아닐까...
나이먹은 그들이 선택한 이 곳,
그들과 같은 공간에서 나름 부대꼈던 이 곳에서
편안한 업무와 안정적인 수입과 나름 인지도 있는 네임밸류를 선사하는 이 곳에서
조만간 벗어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는지 모른다.
"이제 나를 정리하고 나니 편안하겠네"
4.
꿈에서 깬 뒤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엄습한 위기감은 나를 행동으로 이끌었다.
결국 이렇게 될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오늘 그의 지적은 날카로웠고 명쾌했다.
'하고싶은 일을 하기까지 잠시 뭉개는 알바의 마인드'
부정할 수 없다.
5.
설레임은 어느새 무뎌졌고
두려움은 게으름과 안주로 침식되었다.
끌어내야할 시점이 온 것 같다.
인생은 참 재미있다.
동기는 나로부터 시작되었지만
밖에서 그것을 극대화 하고 있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