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의 매카니즘

1. 넷북을 입수하고 처음 출근했던 날을 기억한다. 사실 그다지 무겁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어깨에 걸린 무게가 제법 묵직했다. 어라...이러려고 산게 아닌데...라는 생각과 함께 조금 후회를 하기도 했다. 사실 그 전에는 가방에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 조그마한 PMP D2, 지갑, 담배 한갑과 라이터(Zippo도 아니다), 지갑 정도, 그리고 가끔 읽는 책 한권 정도가 다였으니 온전히 넷북 하나의 무게였다. 더하자면 가방무게?;;;

2. 그리고 2주째 월요일을 맞이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가방의 무게를 느끼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그 무게를 핸들링하는 내 자신이 조금은 신기했다. 그 전에는 대각선으로 메는 가방이 옆구리에 적당한 무게로 바짝 밀착되는 것이 거북했는데 행동도 자연스럽게 되었다. 다시 한번 어라...? 라고 생각했다.

3. 그리고 이런 정도의 면역력은 괜찮겠다 싶었다. 처음부터 강인한 것은 없지 않은가. 시련과 아픔이 있고 그것을 견뎌내는 과정 속에서 내성도 생기고 무뎌지기도 한다. 심지어 예방주사도 이런 매카니즘으로 몸이 바이러스에 '익숙해지도록'하는 과정이고 각종 정신요법들도 이와 비슷하다. 그렇다. 세상은 그런 이치로 돌아가는 것이다.

4. 트라우마도 외로움이나 고독도 이와 비슷한 것인지도 모른다. 언젠가는 무뎌지고 익숙해지는...

5. 하지만 정말 너무 무뎌져서 만성 근육통류의 장애나 병이 생기는 우는 범하지 말아야겠지.

'dreamer05 >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주의 2009년...  (0) 2009.08.18
아아...밤새 술먹고 ㅠ  (0) 2009.08.10
외로움을 이기는 방법  (0) 2009.06.02
넷북 조쿠나 =_=  (0) 2009.06.02
숙취  (0) 2009.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