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일상을 조용히 관조하는 모노드라마|김C - Priority

축구를 좋아하는 장발 아저씨가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기 전, 뜨거운감자의 음악은 이미 내 플레이 리스트에 심심찮게 올라왔었다. 해외 인디록 밴드의 감성과 국내 인디신 정서의 짬뽕은 퇴근길 버스 안에서 참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었더랬다. 그래서 김C가 1박2일에 출연해 독특한 캐릭터로 자리잡아 가는 것이 (또 다른 의미로) 재미있었고, 중간중간 흘러나오는 뜨거운감자의 음악은 무척이나 반가웠다.

그랬던 그가 TV 프로그램을 그만두고 사라졌다. 소비로 점철된 미디어에서 마모되어가는 자신의 정체성을 견디기 힘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창작가에게는 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채우는 것도 중요하다. 김C는 (본인이 원했건 원하지 않았건) 엔터테이너로서의 캐릭터와 이미지를 비우고, 스스로를 고립시킬 수 있는 타향에서 일상과 자아를 채워 왔다. 그의 이번 EP가 비어있으면서도 꽉 들어차 있는 이유다.


Priority

아티스트
김C
타이틀곡
Love
발매
2012.03.27
앨범듣기


InsomniaLove[각주:1]One DayGood Friend옥상에서 부르는 노래로 이어지는 트랙들은 한편의 모노드라마처럼 조용히 일상을 관통한다. 그리고 철저히 자기 내면을 파고든다. 요구 받는 것도, 요구할 것도 많은 우리네 삶 속에서 잠시 혼자만의 여행을 할 수 있는 앨범.


  1. 이번 EP앨범 타이틀 곡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