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주의를 방송에서 다룰 때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스포츠만큼 민족성향을 파악하기 좋은 지표도 없다. 같은 장면이 연출되도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와 반응은 제각각이다. 2002년 세계를 놀라게한 붉은악마의 뜨거운 함성은 한민족이 축구를 대하는 모습의 전형으로 자리잡게 됐다. 하지만 월드컵이 끝나고 축구계 일각에서는 불만어린 성토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월드컵의 열기가 무색할만큼 K리그 관중 수가 너무도 초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갈수록 비중이 줄어가는 방송의 K리그 중계 횟수 역시 도마 위에 올라야만 했다. 한국의 과도한 민족주의 성향이 스포츠마저 잠식했다고 한탄하는 이들은 이러한 방송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물론 육체적, 혈연적 민족주의는 허구다. 역사에서 발견되는 인적교류의 흐름은 물론이거니와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300만을 넘어선 가운데 순혈주의에 입각한 민족의식은 차라리 무지에 가깝다. 하지만 과연 우리에게 민족성이란 없는가? 밥과 김치를 먹어야하고 '정'이라는 특유의 정서를 공유하며 때론 눈물까지 흘리며 '대한민국'을 함께 외치는 유대감이 진짜 허상일 뿐인가?
민족이라는 개념은 '너'도 아니고 '우리'도 아닌 '나'를 위한 것이다. 인간의 가치마저 돈으로 평가되고, 국가간의 장벽이 무너져내린 요즘 시대에 '나'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이러한 변화를 너무도 빠르게 흡수해버린 한국에서는 그 사이에서 오는 공허함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월드컵 거리응원은 그동안 한국인이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서로 다른 시대와 가치관을 품고있던 사람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아래서 하나가 되었다. 특히 말로만 들어오고 막상 그 시대를 체험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는 '나'를 외치는 또 다른 수단이었다.
'너'를 부정하는 배타적 민족주의는 당연히 배격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를 찾기위한 민족주의는 잃어서도 안되고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스포츠의 기본취지는 건강한 육체 뿐만 아니라 건강한 정신도 말하지 않던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중이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고 그것을 통해 충만함을 느낀다면 바옷ㅇ이 그것을 놓쳐서는 안된다. 방송은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매체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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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붉은악마의 뜨거운 함성이 지나간 뒤 축구계 일각에서는 불만어린 성토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월드컵의 열기가 무색할만큼 K리그의 관중 수가 너무도 초라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의 과도한 민족주의 성향이 스포츠마저 잠식했다고 한탄했다. 그리고 그들은 여기에 스포츠 중계가 한몫 했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물론 육체적, 혈연적 민족주의는 허구다. 역사에서 발견되는 인적교류의 흐름은 물론이거니와 현재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300만을 넘어선 가운데 순혈주의에 입각한 민족의식은 차라리 무지에 가깝다. 하지만 과연 우리에게 민족성이란 없는가? 밥과 김치를 먹어야하고 '정'이라는 특유의 정서를 공유하며 때론 눈물까지 흘리며 '대한민국'을 함께 외치는 유대감이 진짜 허상일 뿐인가?
민족이라는 개념은 '너'도 아니고 '우리'도 아닌 '나'를 위한 것이다. 인간의 가치마저 '돈'으로 평가되고, 국가간의 장벽이 무너져내린 요즘 시대에 '나'에 대한 정체성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이러한 변화를 너무도 빠르게 흡수해버린 한국에서는 그 사이에서 오는 공허함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월드컵 거리응원은 그동안 한국인이 얼마나 외로웠는지를 보여주는 극단적인 예다. 특히 과거를 체득하지 못한 젊은이들에게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는 '나'를 외치는 또 다른 수단이었다.
'너'를 부정하는 배타적 민족주의는 당연히 배격되어야 한다. 하지만 '나'를 찾기위한 민족주의는 잃어서도 안되고 쉽게 사라지지도 않는다. 스포츠의 기본취지는 건강한 육체 뿐만 아니라 건강한 정신도 말하지 않던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중이 국가대표 경기를 통해 '나'라는 존재를 인식하고 그것을 통해 충만함을 느낀다면 바옷ㅇ이 그것을 놓쳐서는 안된다. 방송은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매체가 아니던가!